에코투어 - 금강
강물 따라 흘러 온 문화와 자연의 어울림
금강
KUM River Bicycle Tour
대동강 물도 녹인다는 우수가 지나고 어느새 꽃피는 춘삼월로 접어든다. 남녘에서는 동백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양지 바른 곳에서 봄나물을 캐는 아낙네의 손길이 바쁘기만 하다.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봄날, 아름다운 자연의 향기가 찾아 금강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보자.
editor & photo 이성규
춘 삼월이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들녘엔 잔설이 남아있다. 새벽 공기도 여전히 차갑게 느껴진다. 강가에 우두커니 서서 금강을 바라본다. 이른 새벽 적막을 깨우는 것은 철새들이다. 동이 틀무렵 새들은 새벽을 깨우며 강을 힘차게 박차고 날아오른다. 그져 잔잔히 흐르는 강과 대지일 뿐인데 그 속에서 생명의 날개를 펴고 날아오른다. 흰 비단 위에 푸른 띠를 펼쳐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는 금강. 전북 장수군 신무산에서 발원하여 충남과 전북지역을 감싸고 흐르는 금강은 군산에서 서해로 흘러드는 401km에 이르는 남한에서는 낙동강, 한강, 다음으로 큰 강이다. 최근들어 4대강 살리기 일환으로 조성된 금강의 자전거길이 개통되면서 금강을 찾는 여행객이 크게 늘고 있다. 금강 하류지역에 속하는 부여와 서천, 군산 지역은 산수가 수려하고 백제문화의 숨결이 살아있는 역사유적이 산재해 있다. 또한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금강하구언이 자리하고 있어 아름다운 자연과 백제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철새들의 보금자리, 금강하구
금강하구언은 지난 1990년에 금강의 하구인 군산과 장항을 막아 조성된 방조제로 담수호가 만들어지면서 철새도래지로 잘 알려져 있다. 금강하구언 주변에는 갈대숲과 드넓은 평야가 자리하고 있어 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거듭나고 있다. 청둥오리, 가창오리, 기러기, 검은머리물떼새 등 수많은 겨울철새들이 날아와 장관을 이룬다. 특히 해질녘에 수만 마리에 달하는 가창오리의 군무는 가히 환상적이다. 이를 보기위해 금강하구언 일대에는 수많은 탐조객과 사진을 촬영하는 사진가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러나 아무때나 이러한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나긴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가창오리의 군무는 끝내 볼 수 없었다. 겨울 철새도 이제 귀향을 준비하나 보다. 금강하구에서 철새들을 관찰하기 위해 대부분 강가에 머물다 가기 일쑤다. 새들은 낮에는 먹이 사냥을 위해 들녘으로 날아든다. 금강에서 철새들을 가장 많이 관찰할 수 있는 곳이 금강대교 위쪽의 서천군 양화면과 군산시 웅포면을 잇는 웅포대교와 십자포 들녘 주변이다. 이들 주변에는 큰고니와 기러기, 개리, 가창오리 등이 수확이 끝난 농지에서 낱알과 먹이 사냥에 여념이 없는 새들을 볼 수 있다. 철새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 이른 새벽 강가에 노니는 철새들은 후각이 매우 발달하여 사람의 인기척에 놀라 저 멀리 달아나기 일쑤다. 복장 또한 신경써야 한다. 원색이나 향수, 짙은 화장을 하고 탐조에 나선다면 후각에 민감한 새들의 신경을 자극하여 미리 알고 멀리 날아가 버린다. 하구언 주변에는 철새 생태관이 설치되어 있어 금강에 서식하는 철새들의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금강하구에 자리하고 있는 금강철새조망대는 전국 최초이자 국내 최고의 매머드급 360도 회전하는 조망센터로 금강 일대의 철새를 쉽고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조망대에 올라서면 아름다운 금강이 한 눈에 들어오고 금강에서 노니는 철새들을 망원경을 통해 관찰할 수 있다. 금강철새조망대에는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조망시설외에도 조류공원과 철새신체 탐험관, 부화체험장 등이 설치되어 있어 생태교육장소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금강철새조망대에서 하구둑을 건너면 서천군이다. 하구둑 우측에는 서천군 조류생태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 조류생태전시관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이른 아침 날아가는 새들과 갈대숲이 어우러져 또 다른 금강의 아름다움을 맛 볼 수 있는 곳이다.
한산모시관과 신성리 갈대숲
서천 조류생태전시관에서 가까운 곳에 전통 천연섬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한산모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한산모시는 우리나라의 미를 상징하는 전통 옷감으로 백제 때 한 노인의 현몽으로 발견된 후부터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는 15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한산모시관에 들어서면 전수교육관을 비롯해 시연공방, 토속관, 모시매기공방, 전통 농기구 전시장, 모시각 등이 자리하고 있다. 전시교육관에는 한산모시의 제조과정과 모시의 역사, 모시재배와 모시생육표본관 등 4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시연공방에는 중요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인 문정옥, 방연옥, 나상덕씨가 직접 모시짜기 등의 과정을 시연하고 있어 모시문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생생한 체험을 통해 알 수 있다. 한산모시관 주변에는 한산소곡주를 만드는 곳도 있어 들러 볼만 하다. 한산모시관에서 나와 다시 금강 자락으로 향하면 약 10여분 거리에 신성리 갈대밭이 나타난다. 신성리 갈대밭은 폭이 200m, 길이 약 2km, 면적이 10만여 평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로 영화 ‘JSA(공동경비구역)’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뚝방에 올라서면 햇살에 반짝이는 금강과 갈대숲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우거진 갈대숲과 먹이감이 풍부한 금강은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안성맞춤이다. 갈대밭에 들어서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우거진 갈대숲이 하늘을 가릴 정도다. 간혹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잔잔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노라면 자연이 주는 평온함에 저절로 사색에 잠긴다. 이러한 분위기에 연인들은 사랑을 고백하고 밀어을 속삭이며 자연과 하나가 된다. 산책로에는 유명 시인의 서정시와 영화테마길, 솟대소망길, 갈매기행길, 신성리 나루터 등이 조성되어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동호인들이 눈에 띈다. 예전에는 없었던 자전거 보관대도 설치되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성흥산성과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사랑나무
해 질 무렵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성흥산성으로 향한다. 성흥산성 자락에는 대조사가 자리하고 있다. 돌계단을 올라서면 삼층석탑과 원통보전이 아늑한 산자락에 모습을 드러낸다. 원통보전 뒤에는 아름드리 소나무와 조화를 이루며 서있는 거대한 불상이 눈에 들어온다. 보물 제 217호인 석조미륵보살입상이다. 거대한 미륵불은 크기에 비해 세부 묘사가 없고 세련되지 않으나 인자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대조사에서 가파른 길을 조금 더 올라가면 성흥산성이다. 산성에 올라서면 저 멀리 평야지대가 펼쳐지고 굽이굽이 흐르는 금강과 파란 하늘이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성흥산성은 금강 하류의 요충지로 백제 동성왕에 수도 방어를 위해 쌓은 성으로 산성 능선에는 수령이 400년이나 되는 느티나무가 금강을 바라보고 있다. 이 느티나무는 드라마 서동요에서 선화공주와 마동왕자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촬영된 곳으로 일명 ‘사랑나무’로 통한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을 바라보고 있는 느티나무. 자연의 아름다운 찰나를 간직하기 위해 긴 기다림이 시작된다. 해는 지고 시린 손을 호호 불며 찰라를 담는다. 수백 년을 한자리에 서있는 느티나무와 빛과 바람과 하늘이 어우러지는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서….
금강하구언(금강철새조망대) 가는 길
금강하구언 가는 길은 서해안고속도로 군산 나들목에서 나와 군산방향 706번을 타고 가다 호덕교차로에서 우회전하면 금강하구언 입구이고, 이곳에서 금강을 좌측에 끼고 우회전하여 가면 오른쪽에 금강철새조망대가 나온다. 조망대에서 나와 우회전하여 가면 금강대교 아래에 금강조류관찰소가 있고 그 우측이 십자포 들녘이다. 호남고속도로 이용시에는 전주 나들목에서 나와 군산방향 21번 전용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전주 군산간 자동차 전용도로가 서해안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가 연결되어 있어 편리하다. 또한 군산 대전간 고속화도로와 군산 익산 장수간 고속도로를 이용해도 된다.
자전거 코스
- 총거리 : 왕복 약 40km
- 코스요약 : 금강 자전거 여행은 새로 조성된 금강 자전거길을 따라 군산에서 출발해 부여의 백제보, 공주의 공주보, 세종보 등을 따라 금강의 발원지까지 금강을 종주하는 코스도 잘 알려져 있다. 반대로 금강 발원지에서 출발해 역순으로 종주를 할 수도 있다. 새로 조성된 자전거 길을 따라 가다 보면 금강 주변의 문화와 역사, 아름다운 자연을 탐방하는 할 수 있는 코스가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이번 여행은 주로 금강의 하류 지역인 군산과 서천 등을 둘러 보는 코스로 구성되었으며, 취향과 일정에 따라 얼마든지 코스를 재구성하여 여행할 수 있다. 금강철새조망대를 출발하여 하구언을 건너 우회전하여 서천조류생태전시관을 지나 금강 자전거 길을 타고 가다 신성리 갈대숲에 구경한 다음 웅포대교를 건너 다시 우회전하여 금강철새조망대로 돌아오는 코스로 누구나 쉽게 자전거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코스이다. 금강철새조망대 출발(0km)-하구둑 사거리(1.27km)에서 우회전-하구둑 건너 북단 하구둑 사거리(3.37km)에서 우회전-서천 조류생태전시관(3.80km)-망월교(4.51km)-조금 가다 철새도래지 숙박단지입구(4.96km)에서 단지로 진입하여 계속 금강 자전거 도로를 타고 가면 화양면(보건지소-8.29km)-금강대교 밑(8.86km)-금강을 오른쪽에 끼고 자전거 길을 따라 계속 직진하면 신성리 갈대숲(16.63km)-휴식(이곳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금강 철새조망대까지 되돌아가도 됨)-웅포대교북단(23.30km)-웅포대교 건너 사거리(22.26km)에서 우회전-농로길로 접어듬-계속 직진 하면 베어리버CC(25.91km)-웅포면 포구와 공원(27.26km)-원나포 보건소(30.36km)-십자포 들녘 지나 금강조류관찰소(35.58km)-한국수자원공사 앞 지나 금강철새조망대(39.34km) 도착.
1. 금강변에는 갈대숲이 많아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거듭나고 있다.
2. 새로 조성된 금강의 자전거길
3. 신성리 갈대숲
4. 성흥산성 자락에 자리한 대조사
힘차게 날아 오르는 오리떼
금강을 굽어보고 있는 성흥산성 느티나무
금강변에는 작은 나루터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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