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투어 - 섬진강
섬진강
청초한 매화꽃잎 강물에 흩날리니
Seomjin River Bicycle Tour
남도의 봄은 꽃바람으로 시작된다. 봄의 꽃향기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곳이 섬진강 하구에 자리한 매화마을이다. 섬진강변에는 하이얀 매화꽃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봄 바람에 매화꽃잎 흘날리면 내 마음은 어느새 꽃향기에 취해 버린다. 매화꽃 피어나는 섬진강으로 봄 마중 나가보자. 자전거 타고…
editor & photo 이성규
남 녘에는 벌써 꽃잔치가 열렸다. 저 멀리 제주도에서 시작된 유채꽃을 시작으로 동백꽃, 매화꽃, 산유꽃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양지 바른 산자락과 계곡에도 복수초와 바람꽃 등이 피어나 봄을 재촉한다. 해마다 봄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곳 중의 하나가 매화꽃이 지천으로 강변을 물들이는 섬진강 하구이다.
섬진강은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과 장수군 장수읍의 경계인 팔공산에서 발원하여 지리산을 휘감고 돌아 곡성, 구례를 지나 남해의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강이다. 섬진강은 예로부터 모래가 곱기로 유명하여 모래가람, 다사강 등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섬진강의 섬(蟾)은 두꺼비 섬자이고, 진(津)은 나루 진자로 섬진강에 대한 유래가 전해져 오고 있다. 고려 말엽 광양만과 섬진강에 왜구의 침입이 극심하였는데, 왜구들이 하동 쪽에서 강을 건너려 하자 수만 마리의 두꺼비들이 지금의 다압면 섬진마을 나루터로 몰려들어 진을 치고 울부짖는 통에 왜구들이 놀라 도망치는 바람에 무사할 수 있었다고 섬진강 유래비는 전하고 있다. 이때부터 나루터에 두꺼비가 나타난 강이라고 하여 섬진강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1. 모래가 곱기로 유명한 섬진강
2. 산 능선마다 피어난 매화꽃
3. 초가집 마루에서 바라본 섬진강
4. 섬진강을 따라 여행하는 동호인들
은은한 향기 그윽한 섬진강 매화마을
섬진강 매화마을은 광양과 하동의 경계를 이루는 섬진강 하구에 자리하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섬진강 하구에는 온통 매화꽃으로 마치 폭설이 내린 것처럼 섬진강변을 물들인다.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10만여 평에 달하는 매화꽃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매화마을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이 청매실 농원이다. 청매실 농원은 홍쌍리씨가 30여 년 전 밤나무 밭에 매화나무를 심은 것을 시작으로 주변에는 마을 전체가 매화나무로 가득하여 국내 최대의 매화 군락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청매실 농원에 들어서면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매화꽃과 어우러진 항아리가 수천개 놓여져 있는 모습이다. 항아리 속에서는 매실고추장과 장아찌, 매실된장이 봄 햇살을 받으며 서서히 익어간다. 농원에서는 매화꽃 뿐만아니라 매실차도 시음할 수 있다. 매화향기 그윽한 매실차를 한 모금 마시면 입 안에 향기가 맴돈다. 구불구불한 오솔길을 따라 올라서면 섬진강이 눈앞에 펼쳐지고, 청초한 매화꽃이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한 켠에는 매화꽃과 조화를 이루는 초가집이 자리하고 있다. 마치 시골집에 온 듯한 평온함을 느낀다. 초가집 마루에 앉아 매화꽃과 저 멀리 펼쳐진 섬진강을 바라 보노라면 신선이 따로 없을 정도로 이 곳에 영원히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초가집을 지나 수만 여평에 달하는 산자락을 따라 걷노라면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향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특히 매화나무 주변으로 놓여진 항아리와 매화꽃이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워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계단을 타고 전망대에 올라서면 지나왔던 오솔길과 매화꽃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매화향기는 봄바람을 타고 강변을 따라 자욱하게 퍼져 나간다. 산책을 하듯 오솔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내 마음은 매화 향기에 취해 버린다.
6. 고소산성에서 바라본 악양 들녘과 굽이치는 섬진강
7. 평사리 들녘이 한 눈에 바라 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최참판댁
8. 최참판댁에는 소설에 등장하는 실제 생활상을 재현해 놓았다.
9. 초가집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매화꽃
토지의 무대인 평사리와 최참판댁
청매실 농원에서 섬진강변을 따라 구례 방향으로 올라 가면 어디를 가나 매화향기가 가득하다. 강변에는 새로 돋아난 새싹이 봄을 재촉하고 섬진강의 별미인 재첩을 잡는 모습도 정겹게 다가온다. 강변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난 매화꽃과 하이얀 백사장이 섬진강 푸른 물결과 어우러져 화려한 봄 풍경을 그려낸다.
한참을 달려 남도대교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좌회전하면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를 이루는 화개장터이다. 5일장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화개장터는 지리산의 맑은 물이 흘러 내려와 섬진강과 만나는 곳으로 쌍계사와 더불어 환상적인 벚꽃 터널로도 유명하다.
남도대교에서 우회전하여 하동방향으로 향한다. 섬진강을 오른쪽에 끼고 달리는 길이 한적하여 자전거 여행에 제격이다. 얼마나 달렸을까. 눈 앞에 드넓은 평야가 덩그러니 펼쳐진다. 박경리 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들녘이다. 평사리란 말 그대로 넓은 평지에 자리한 마을이란 의미로 평사리라 불리게 되었다. 평사리 들녘 한가운데에는 소나무 두 그루가 서 있는데 일명 부부소나무라 칭한다. 두 그루의 소나무는 봄이 되면 평사리 들녘을 가득 뒤덮는 자운영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평사리 언덕에는 최참판댁이 자리하고 있다. 최참판댁은 토지의 무대가 되었던 전통가옥을 조성해 만든 마을로 소설의 주인공인 최치수와 최서희 일가를 중심으로 한 최참판댁과 그 주변 인물들의 생활공간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마을로 들어서면 옛 추억이 서린 물레방앗간을 비롯하여 소설에 등장하는 용이, 강청댁의 초가집이 정겹게 다가온다. 또한 안방마님의 공간인 안채를 비롯하여 문간채, 별당채, 행랑채, 솟을대문, 사랑채 등 소설 속의 공간으로 들어서면 마치 소설 속의 인물들이 금방이라도 나타날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 들기도 한다. 직접 최참판이 되어 대문을 활짝 열고 나서면 평사리 들녘이 펼쳐져 만석 부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각 건물에는 그 시대의 실생활에 사용되었던 농기구와 부엌, 생활용품 등이 배치되어 있어 정겨움이 더해진다. 최참판댁 주변에는 평사리 문학관과 농촌문화예술체험관 등이 자리하고 있어 볼거리가 풍부하다. 돌담길을 따라 내려오는 길목에는 전통찻집과 토속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어 휴식과 담소를 나눌 수 있어 여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평사리 여행에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 고소산성이다. 최참판댁 뒷편으로 올라가면 한산사라는 조그만 절이 나오고 여기서 약 500m 정도 오르면 고소산성이다. 사적 제 151호인 고소산성은 둘레 800m, 높이 4m로 산성에 올라서면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과 평사리 들녘이 한눈에 들어와 장관을 이룬다. 아름다운 섬진강의 물줄기를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꼭 들러보길 권하는 곳 중 하나이다.
평사리를 나와 섬진강을 따라 다시 하동으로 내려가면 넓다란 백사장이 펼쳐진다. 조금 더 내려가면 섬진강을 가로 지르는 다리가 나오는데 섬진교이다. 섬진교 남단에는 출발지인 송림공원이다. 천연기념물 제455호인 송림공원은 조선 영조때 조성된 소나무 숲으로 강바람과 모래바람의 피해를 막기 위해 조성되었다. 아름드리 노송이 섬진강 백사장과 어울려 운치를 더해준다.
남녘에서 시작된 봄꽃의 향기는 계속 피어 오를 것이다. 자연과 하나되어 강따라 달리는 길 섬진강. 따스한 봄 햇살이 강물에 부딪혀 봄을 속삭인다. 매화꽃 향기는 강물 따라 흐르고 봄비에 꽃잎 흩날리니 봄이로구나.
매화마을 가는 길
섬진강변 어디를 가나 매화꽃이 피어 있지만 가장 흔히 찾아가는 곳이 청매실 농원이다. 청매실 농원은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414번지로 서울 수도권에서 약 5시간 정도 소요된다.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탄 다음 진주에서 남해고속도로 순천방향으로 가다 하동 나들목에서 나와 하동읍 섬진교를 건너 검문소에서 우회전하여 약 1분 정도 소요된다. 또는 순천-완주간 고속도로를 탄 다음 구례 나들목에서 나와 하동 방면으로 19번 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남도대교 건너 광양방면으로 섬진강을 따라 내려가도 된다. 남도대교에서 약 20여 분 소요된다.
자전거 코스
- 총거리 : 약 40km
- 코스요약 : 섬진강의 여행코스는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으나 이번 여행은 섬진강 하구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하동군에 자리한 광평송림 유원지에서 출발해 매화마을을 지나 강변을 따라 구례 방향으로 올라간 다음 화개장터가 있는 남도대교를 건너 평사리를 지나 다시 광평송림 유원지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매실마을에는 상춘객이 붐비고 복잡하여 한적한 송림유전지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특히 매화꽃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는 상춘객이 너무 많아 아침 일찍 출발하여 섬진강을 둘러보는 것이 한적한 강변여행을 하기에 제격이다. 실제로 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와 차량들로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기에는 무척 혼잡스럽다.
광평송림유원지 출발(0km)-섬진교 삼거리(0.14km)에서 좌회전-다리 건너 신원삼거리(0.78km)에서 우회전하여 861지방도로를 타고 올라간다.-율산 김오천 공적비가 나오고 이곳이 청매실 농원 입구(3.69km)이다.-이곳 이후부터는 고사리 마을, 죽천마을, 평촌마을, 하천마을 등을 지나 남도대교 삼거리(20.86km)까지 계속 강변을 따라 직진하면 된다.-남도대교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다리를 건너간다. 다리를 건너 19번 도로를 타고 좌회전하면 화개면 화개장터가 나오고 우회전하면 하동 평사리 방향이다.-우회전하여 19번 도로를 타고 하동방향으로 내려간다.-한 참을 내려가면 평사리 삼거리(27.66km)가 나온다. 이곳에서 좌회전하여 들어가면 드넓은 평사리 들녘이 나오고, 최참판댁이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한 바퀴 둘러 본 다음 평사리 삼거리에서 하동 방향으로 계속 직진하면 하동 읍내 삼거리(37.77km)가 나온다. 이곳에서 강변을 따라 직진한다. 계속 직진하면 섬진교 삼거리(38.98km)이다. 직진하여 광평송림유원지에 도착(39.24km)한다. 광평송림 유원지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 다시 섬진강을 따라 여행을 즐겨도 된다.
토지의 주무대가 되었던 평사리 악양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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