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투어 - 선유도
Sunyudo Bicycle Tour
봄이 지나고 여름으로 접어 들면서 전국에서 동호인 자전거 대회가 한창이다. 대회를 통해 그동안 쌓아 온 기량을 저마다 뽐낸다.
여름이 시작되는 6월, 잠시 휴식이 필요하다면 찾을 수 있는 곳, 신선이 머물다 갈 정도로 아름답다는 선유도를 소개한다
1. 때묻지 않은 바다와 항구. 빨간 손모양을 한 등대가 인상적이다.
2. 주변 섬들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선유도
3. 모래가 곱기로 유명한 명사십리해수욕장
4. 모래사장과 망주봉의 아름다운 조화
누구나 한 번쯤은 지친 삶에서 벗어나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꿈꾼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망망대해 속에 묻혀 있는 듯한 섬으로의 여행도 한 가지 방법이다. 특히 자동차도 다니지 않은 고요함과 정적만이 흐르는 여행을 생각한다면 추천하는 곳이 선유도이다. 실제로 선유도는 자동차를 가지고 들어 갈 수가 없다. 또한 그 흔한 시내버스나 택시도 없다. 유일한 교통수단이라고는 걸어서 다녀야 한다. 그러나 섬을 걸어서 다니기에는 너무 넓어 이용하는 것이 자전거이다.
군산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약 45km 떨어져 있는 선유도는 자전거를 배에 싣고 1시간 정도를 가면 닿을 수 있는 고군산군도의 중심에 있는 섬이다. 짙은 해무를 뚫고 갈매기와 벗삼아 노닐다 보면 어느새 섬에 다다른다. 일반적으로 선유도하면 1개의 섬으로 생각하는데 섬에 들어서면 선유도와 무녀도, 장자도, 대장도가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5. 선유도는 군산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약 50분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6. 선유도와 무녀도를 연결하는 선유대교
7. 선유도 갯벌은 오염이 되지 않아 신선한 해산물이 풍부하고 선유도의 굴은 신선하고 담백하여 인기가 높다. 갯벌에서 바지락 등 해산물을 채취하는 아낙네들.
평사낙안과 망주봉의 아름다운 조화
선착장에서 내리면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곳이 드넓게 펼쳐진 갯벌, 그리고 고운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명사십리해수욕장과 망주봉이다. 유리알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바다물이 빠지고 나면 단단하게 굳은 모래위를 자전거를 타고 달려 볼 수 있다. 경쟁자도 없고, 빨리 달려야 할 이유도 없다. 그저 달리고 싶을 뿐이다. 누구에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자신만의 시간이다. 달리다 지치면 자전거를 세워두고 모래밭에 벌렁 드러누워 파아란 하늘을 바라본다. 그래도 심심하다면 모래탑을 쌓아 보기도 하고, 모래에 낙서를 하는 등 동심의 세계에 빠져든다.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담그고 모래의 감촉을 느껴본다. 명사십리 해수욕장 건너편은 갯벌이다. 갯벌에 들어서면 바지락 등 해산물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이곳은 갯벌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피서철이 되면 인파로 장사진을 이루기도 하는 곳이다. 또한 이곳에서 바라보는 선유도의 낙조는 선유8경에 들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점점이 떠 있는 섬과 섬 사이의 수평선으로 넘어가는 석양은 선유도의 하늘과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황홀한 풍경을 연출한다. 명사십리해수욕장 건너편에는 등대처럼 두 개의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명사십리해수욕장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망주봉이다. 망주봉은 선유도의 여러 봉우리중의 하나로 선유봉과 함께 선유도의 대표적인 트래킹 코스 중의 하나이다. 선착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달리면 불과 2~3분이면 닿을 수 있다. 망주봉은 바위로만 이루어져 있는 2개의 봉우리로 여름철에 비가 내리면 바위를 타고 흘러 내리는 물줄기가 폭포처럼 쏟아져 장관을 이룬다. 망주봉에 올라 바라보는 선유도의 전경 또한 일품이다. 망주봉을 지나 조금 더 가면 선유3구로 아기자기한 선착장과 섬마을이 해변을 따라 들어서 있다. 선착장을 중심으로 좌측으로 들어서면 무녀도를 연결하는 선유대교가 우뚝 솟아있다. 다리 위에 서면 만선을 이루고 돌아오는 고깃배들과 갈매기가 어우러져 아름답게 다가온다. 주변 갯벌에서는 바지락을 캐는 섬 아낙네들의 손길이 바쁘게 움직인다.
오염되지 않은 선유도의 갯벌에는 바지락과 생합, 맛조개, 가무락 등 해산물이 풍부하여 조개잡이 갯벌 체험도 맛볼 수 있어 선유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이기도 하다. 또한 바위 틈에서 자라고 있는 선유도의 굴은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기로 유명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대장봉과 할매바위의 전설
선유도의 북쪽에는 선유봉이 솟아있다. 선유봉 정상의 형태가 신선이 마주 앉아 바둑을 두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섬의 이름을 선유도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정상에 올라서면 선유도를 감싸고 있는 말도, 명도, 관리도, 방축도, 횡경도 등 주변 섬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또한 이곳에서 바라보는 망주봉과 명사십리해수욕장, 선유도와 장자도를 연결하는 현수교는 멋진 절경을 연출하며 감탄을 자아낸다.
선유봉에서 장자도, 대장도와 연결되는 다리가 장자대교이다. 장자대교는 약간의 오르막이 있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 때는 다리가 흔들려 자전거를 타고 가기에는 약간 위험한 곳이기도 하다. 장자대교에 올라서면 섬으로 둘러쌓인 바다가 마치 호수처럼 잔잔하여 이곳이 섬이 아닌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저 멀리 떠 있는 고깃배들과 등대, 그리고 코발트 색으로 짙게 물들인 깨끗한 바다와 섬들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선유도의 자태를 드러낸다.
장자대교를 건너 장자도와 마주하고 있는 섬이 대장도이다. 선착장에서 대장도까지는 불과 2.7km 정도로 가까운 거리지만 주변에는 볼거리가 풍성한 곳이다. 대장도 북쪽의 작은 바위섬에는 세계적인 희귀 조류인 천연기념물 제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와 가마우지의 서식지가 있다.
마을 앞에는 조그만 선착장이 길게 바다로 이어져 있다. 끝까지 내달리면 바다로 풍덩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맑고 깨끗하다. 마을 뒤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장자봉 중턱에 높이 8m에 달하는 뾰족한 바위가 바다를 바라보며 높이 솟아있다. 사자바위, 일명 장자도 할매바위라 불리는데 이 바위에는 예로부터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아주 오랜 옛날 장자도에 선비가 부인과 아들을 두고 살았는데 선비가 서울로 과거를 보러 떠나자 그 부인은 매일 아들을 등에 업고 장자도 뒷산에 올라 선비의 금의환향을 기도하며 세월을 보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선비가 돌아 왔는데, 급제를 커녕 새로운 부인과 아들까지 낳아 나타났다. 그런 모습을 본 부인이 크게 실망하여 돌아서는 순간 등에 업고 있던 아기가 힘을 크게 주는 바람에 선 채로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자도 할매바위에서는 섬 주민들이 만선의 꿈과 마을의 안녕을 기리며 치성을 드린다. 커다란 바위에는 새끼줄과 흰천이 둘러져 있다.
선유도 여행의 백미는 망주봉이나 명사십리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아름답지만 장자봉에 올라 바라보는 선유도의 전경과 일출은 가히 환상적이다. 대부분 선유도를 찾는 여행객들은 선유도의 일몰을 감상하고 다음날 떠난다. 하지만 이른 새벽 장자봉에 올라 바라보는 일출은 섬을 뒤 덮은 해무가 서서히 걷히면서 바다를 온통 검붉게 물들이며 섬 전체를 채색한다. 마치 한편의 자연 다큐멘터리의 도입부를 보는 듯한 황홀한 풍경을 가슴 속에 각인시켜 준다.
해가 뜨고 나면 선유도의 전경이 덩그러니 모습을 드러낸다. 저 멀리 망주봉과 백사장이 들어오고, 선유봉과 장자대교, 그리고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주변 섬들이 해안선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 가히 선경이 따로 없을 정도다. 이러한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 한동안 바위에 앉아 신선이 되어본다. 신선이 노닐었다는 선유도에서 신선처럼 노닐어 본다.
[본 기사는 월간 더바이크 2012년 6월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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