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 TOUR] 생명의 호수, 대청호
대청호는 대전광역시 대덕구와 충북 보은, 청원군 사이에 조성된 대청댐에 의해 형성된 인공호수이다. 대청댐은 금강 수계 최초의 다목적 댐으로 지난 1980년 4대강 유역 수자원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높이 72m, 길이 495m로 건설됨으로써 거대한 대청호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대청댐은 금강유역의 홍수조절뿐만 아니라 대전과 청주지역 등 인근 도시에 식수를 공급하는 생명의 강으로 재탄생하였다. 대청호 주변에는 대청댐에 자리한 물홍보관을 비롯하여 대청호 로하스길, 구봉산 중턱에 자리한 현암사와 문의문화재단지, 대청댐 전망대, 취백정, 청남대 등의 자연생태와 문화자원이 풍부하게 자리하고 있다. 또한 대청호를 둘러 싼 높은 산과 울창한 산림, 그리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깊은 계곡은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비경을 연출한다.
대청댐 바로 아래에는 금강 로하스 해피로드라는 길이 있다. 대청댐 잔디광장과 연계해 마련된 로하스 길은 강에서 자라는 버드나무와 주변의 경관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로하스 길은 대청공원에서 갑천과 금강합류점에 이르는 8.8km의 구간에 조성된 수변공원 길이다. 넓게 조성된 수변데크와 생태공원, 자전거 길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강물을 따라 가는 이색적인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 아침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며 수변 데크를 따라 가면 갈대 사이에서 지져귀는 새소리가 정적을 깨며 청아하게 들려오고, 강변에는 물안개가 몽실몽실 피어난다. 겨울에 피어난 물안개는 강변에 자라고 있는 수양버드나무와 갈대 숲이 호수에 반영되면서 마치 흑백사진처럼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교차가 심한 겨울에는 물안개가 더욱 짙게 베어난다. 조심스레 갈대를 헤치고 강가로 들어서면 어디선가 푸드득 철새들이 날아 오른다. 오후부터 내린 함박눈이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는 삭막한 겨울 풍경을 채색이라도 하듯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대청댐에서 방류한 물은 높게 차 오르고, 눈 덮인 나무가지와 잔잔한 호수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같다.
로하스 길 주변에는 차윤도, 차윤주 효도 정려각 비가 세워져 있다. 정려각 주변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자라고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정려각 맞은 편 에는 취백정이 자리하고 있다. 로하스 길을 따라 대청댐으로 올라서면 전북 장수에서 발원한 금강의 물길이 고여있는 대청호의 전경이 펼쳐진다. 높은 산 능선과 조화를 이루는 호수의 물결이 잔잔하게 다가온다. 대청댐의 맞은 편 구룡산 자락에는 현암사라는 절이 있는데,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대청호의 전경이 일품이다. 특히 아침에 호수 위로 떠 오르는 일출은 장관을 이룬다.
대청댐에는 대청댐 물 문화관이 자리하고 있다. 물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조성된 복합문화 공간으로 3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져 있다. 제1전시실에는 대청댐의 역활과 기능, 그리고 물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공간이며, 제2전시실에는 생태관으로 대청호와 금강에 사는 생태계의 서식 환경을 소개하고 있다. 제3전시실은 대청댐 건설로 사라진 마을과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영상실에서는 경인아라뱃길과 4대강 살리기 홍보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매주 월요일과 명절은 휴관일이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대청댐 광장은 4대강 중 금강 종주 자전거길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비단물길이라는 금강의 자전거길은 대청댐에서 출발하여 대전을 지나 공주, 부여를 거쳐 군산의 금강하구둑으로 이어지는 146km를 달려 서해로 나아간다. 금강 종주코스는 비교적 평탄한 길이지만 다양한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진 길로 자전거 동호인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대청댐에서 물길을 따라 끊어질 듯 이어지는 호반도로를 타고 가면 대청호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문의문화재단지가 자리하고 있다. 문의문화재단지는 대청댐이 생기면서 수몰지역의 문화재를 모아 4만여 평에 달하는 대지 위에 문화재단지를 조성하게 된 곳이다. 단지로 들어서면 선사유적의 하나인 고인돌을 비롯하여 조선시대 객사인 문산관, 사랑채와 안채가 분리된 사대부의 전통 기와집, 일자집 형태를 띤 초가집, 망자의 무덤을 지키며 효행을 다하기 위해 무덤 근처에 지오놓고 상주가 거처하던 초가집인 여막, 농기구를 만들던 대장간 등이 그대로 옮겨져 있어 민족고유의 전통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 주막집과 토담집, 연자방아, 성황당, 성곽 등이 재현되어 있어 당시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더듬어 볼 수 있다.
돌담길을 따라 언덕 위로 올라서면 옹기종기 살았던 마을형태가 그대로 드러난 문화재단지와 대청호가 내려다 보이고 저 멀리 첩첩능선이 거대한 호수 위에 떠 있는 듯 아득하게 보인다. 아름드리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기와집과 초가집이 대청호반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진다. 잔뜩 찌푸리던 하늘에서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진다. 양반가옥의 대문을 살짝 열고 들어가 마루에 앉아 대청호를 내려다 본다. 뚝뚝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촉촉히 젖어드는 담장 밑에 장독대가 애잔하게 밀려온다.
대청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청남대이다. 청남대는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으로 지어진 대통령 전용별장이다. 지난 2003년 노무현대통령에 의해 민간에 개방된 청남대는 대청호에서 경관이 빼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습지생태원과 자연생태관찰로, 메타세콰이어 숲, 수생습지원 등이 조성되어 있어 아름다운 호반을 따라 자연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대청호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아름다운 호수와 자연생태, 그리고 문화유산이 살아 숨쉬는 대청호는 최근들어 유엔 해비타트(UN-HABITAT)가 주관하는 2012 아시아 도시경관상을 수상했다. 중부 내륙권에 위치한 대청호가 녹색생태관광지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서울, 수도권에서 대청호와 문의문화재단지 가는 길은 경부고속도로 청원나들목에서 당진-상주간 고속도로를 탄 다음 문의나들목으로 나와 좌회전하여 32번지방도를 타고 가면 우측에 문의문화재단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약 15km 정도 가면 대청댐이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신탄진나들목을 이용할 경우에는 대청댐이 먼저 나오고 반대길로 32지방도를 타고 대청호반길을 따라가면 좌측에 문의문화재단지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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